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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반전19: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 선글라스의 기원과 역사적 진실

by 여름경제사람 2025. 12. 15.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 우리는 흔히 미국에서 개발된 레이밴과 에비에이터 스타일을 떠올리며 선글라스의 기원을 서양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글라스의 시작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오래되고, 그 출발점은 뜻밖에도 동양이었습니다. 그럼 선글라스의 기원과 역사적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상식의 반전19: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 선글라스의 기원과 역사적 진실
상식의 반전19: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 선글라스의 기원과 역사적 진실

선글라스의 기능과 과학 – 자외선 차단이라는 본질

선글라스의 본질적인 역할은 멋이나 패션이 아니라 자외선 차단입니다. 태양광선 중 자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체에는 매우 공격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막과 수정체, 망막까지 손상시킬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백내장이나 황반변성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이러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선글라스의 가장 중요한 기능입니다.

제대로 된 선글라스는 최소 99% 이상의 자외선을 차단해야 합니다. 렌즈의 색이 진하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율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품질이 낮은 짙은 색 렌즈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동공이 확장되면서 더 많은 자외선을 눈 속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검은 선글라스는 오히려 눈 건강에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렌즈의 색상은 자외선 차단율과 직접적인 연관보다는 가시광선의 투과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모그 계열, 즉 회색 렌즈는 색 왜곡이 거의 없어 자연에 가까운 시야를 제공했습니다. 갈색 계열 렌즈는 단파장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흐린 날이나 일몰 시 시야 확보에 유리했습니다. 노란색 계열 렌즈는 대비를 높여 사물의 움직임을 또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흐린 날이나 야간 운전 시 적합했습니다.

이처럼 선글라스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광학 기술의 집합체입니다. 빛의 파장을 어떻게 걸러내느냐에 따라 눈의 피로도와 시야의 질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오늘날 선글라스가 스포츠, 운전, 야외 활동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세분화된 것도 이러한 과학적 원리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과학적 설계 이전에도 인간은 이미 ‘눈부심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최초의 시도는 현대 과학이 발달하기 훨씬 이전, 동양에서 시작됐습니다. 선글라스의 진짜 역사를 이해하려면 기능 이전에 그 기원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 – 중국 송나라에서 시작된 색안경

선글라스의 기원을 서양으로만 생각하는 인식은 현대 산업사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입니다. 실제로 선글라스의 개념적 출발은 중국 송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랑스의 아이웨어 역사 연구가 프랑카 아체렌자는 저서 《아이웨어》에서 선글라스의 기원을 중국으로 명확히 지목했습니다.

송나라 시절, 판관들은 죄인을 심문할 때 자신의 표정을 감추기 위해 연수정으로 만든 색안경을 착용했습니다. 연수정은 수정에 연기를 쪼여 검게 만든 광물로, 오늘날의 선글라스와 같은 색안경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 안경은 시력을 교정하는 도수 렌즈가 아니라 눈부심을 줄이고 시선을 가리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판관의 표정은 매우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범인은 판관의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판결의 방향을 가늠하려 했습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수정 안경은 매우 효과적인 도구였습니다. 즉, 선글라스는 처음부터 ‘권위와 통제의 도구’이자 ‘심리적 방패’였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됐던 연수정 안경이 시간이 지나면서 법정에서 상징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야는 뿌옇고 밝지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자신의 시선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었습니다. 이 점은 오늘날 권력자나 지도자들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이유와도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식 색안경은 이후 서양으로 전파됐고, 중세 유럽에서는 수정 렌즈와 색유리를 이용한 안경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안경 역시 눈부심 차단이 주목적이었으며, 현대적인 의미의 선글라스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대적인 산업 제품으로서의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발전했지만, 개념과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분명히 동양, 그것도 중국 송나라였습니다. 선글라스는 패션 아이템 이전에 인간이 시선과 빛을 통제하려 했던 오래된 도구였습니다.

현대 선글라스의 탄생과 이미지 정치 – 레이밴에서 권력의 상징까지

현대적 의미의 선글라스는 20세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완성됐습니다. 1930년대 미 육군 항공단 중위였던 존 매크레디는 고공비행 중 강렬한 태양광으로 인해 심각한 시각 장애와 구토를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바슈롬 사에 조종사용 보안경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이 의뢰가 현대 선글라스의 결정적 출발점이 됐습니다.

바슈롬은 눈부심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렌즈를 개발했고, 1936년 ‘눈부심 방지’ 기술로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이 렌즈는 태양광을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레이밴(Ray Ban)’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후 미 공군 조종사들에게 지급되면서 에비에이터 스타일이 탄생했고, 이는 선글라스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이 선글라스는 곧 군사 장비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확장됐습니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검은 선글라스와 파이프 담배는 전쟁 영웅의 이미지를 굳혔고, 존 F. 케네디와 재클린 케네디 부부는 선글라스를 세련된 정치 이미지의 일부로 활용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선글라스는 권위와 카리스마의 상징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선글라스를 통해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검은 선글라스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선글라스는 눈을 가리는 도구이자 메시지를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했습니다.

대중화는 1990년대에 본격화됐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사필로, 룩소티카와 같은 광학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선글라스는 고급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때 ‘라이방’으로 불리며 동경의 대상이었던 레이밴은 세대를 거쳐 여전히 상징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을 종합해보면 선글라스는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닙니다. 동양에서 시작된 시선의 통제 도구, 서양에서 과학 기술로 완성된 보호 장비,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와 권력을 상징하는 문화 코드로 진화해왔습니다. 선글라스는 빛을 막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온 도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