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 이 문장은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인도 음식 문화의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도에서 ‘카레’라고 부르는 음식은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카레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인도 카레의 진짜 의미와 그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 인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바라본 ‘카레’의 위치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 일종의 전제처럼 들리지만, 실제 인도 음식 문화의 맥락을 보면 이 문장은 오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이자 다양한 종교·언어·인종이 뒤섞인 거대한 문화권으로,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카레’라는 음식을 동일하게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인도라는 나라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음식 문화의 다양성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며, 이 오랜 식민지 경험은 인도의 정치·사회뿐 아니라 음식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인구는 12억 이상, 언어는 300개가 넘고, 힌두교·이슬람교·불교·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화적 요소는 음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힌두교도 중 일부는 쇠고기를 먹지 않고,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금기하며,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향신료와 조리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북인도에서는 크림과 버터가 많이 들어간 진한 향미의 커리(혹은 그와 유사한 요리)가 발달했고, 남인도에서는 코코넛밀크와 매운 향신료를 중심으로 한 국물 요리가 더 흔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보면 “인도에는 카레가 있다”라는 문장이 지나치게 단순한 요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인도 사람들은 특정 국물 요리를 ‘카레’라고 고유 명사처럼 부르지 않습니다. 대신 ‘달(Dal)’, ‘빈달루(Vindaloo)’, ‘마살라(Masala)’, ‘코르마(Korma)’처럼 각 요리마다 고유한 이름을 사용합니다. 카레라는 단어는 영국 식민지 시절 서양인들이 여러 국물 요리를 뭉뚱그려 부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따라서 인도 문화 속에서 카레는 특정 요리의 이름이라기보다 다양한 향신료 요리를 포괄하는 외래적 표현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인도에서 카레가 차지하는 의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인도인을 이해하고 인도 음식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다면, 먼저 이 단어가 인도 본토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 음식은 지역·종교·계층마다 매우 다르게 발전했고, 이러한 다양성이 인도의 음식 세계를 독특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흐름에서 보겠지만, 우리가 먹는 일본식 카레와 인도 본토 요리 사이에는 역사적 배경부터 조리 방식, 문화적 의미까지 확연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 우리가 먹는 ‘카레’의 기원과 인도의 향신료 문화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라는 질문은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카레가 인도 음식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먹는 한국식 혹은 일본식 카레는 인도 요리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영국을 거쳐 변형된 음식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즐겨 먹는 카레는 향신료에 밀가루를 섞어 소스 형태로 만든 서양식 변형 형태입니다. 이는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던 17세기~18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방식으로,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요리입니다.
영국인들은 인도의 수십 가지 향신료가 섞여 강한 풍미를 풍기는 전통 요리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그래서 향신료의 종류를 제한하고 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커리 파우더(curry powder)’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이 커리 파우더는 18세기 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일본이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의 군사식량과 함께 카레를 받아들이면서 지금의 단맛·걸쭉함을 가진 일본식 카레로 발전했습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일본 카레를 받아들이면서 카레 문화가 정착했고, 결국 1969년 ‘오뚜기 분말카레’가 출시되며 대중적 카레 요리가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인도 본토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카레 가루’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도 요리의 핵심은 ‘향신료(스파이스)’ 그 자체이며, 가정마다 자신들만의 조합으로 직접 향신료를 섞어 사용합니다. 강황(turmeric), 생강(ginger), 고수씨(coriander), 큐민(cumin), 통후추(peppercorn), 붉은 고추(chili), 카다멈(cardamom) 등 수십 가지 향신료가 사용되며, 이를 섞어 만든 ‘마살라(masala)’는 인도 요리의 기본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강황이 함유한 커큐민(curcumin)은 항암·항염 작용으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건강식 이미지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카레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약용 식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도 식당 요리가 지역마다 다르고 재료도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향신료가 음식의 맛과 기능을 결정한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결국 인도 음식에서 ‘카레’는 특정 메뉴가 아니라 “향신료로 맛을 낸 각종 국물 요리의 총칭”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먹는 카레가 인도 요리에 가까울 것이라는 기대는 실제 인도 식당에서는 거의 충족되지 않습니다. 인도에서 카레라는 주문을 하면 오히려 어떤 음식을 말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 한국식 카레가 인도와는 별개의 독립된 음식문화라는 점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 인도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진짜 ‘카레 스타일 요리’
인도 식당에는 카레가 있다?라는 질문을 인도 현지의 시각으로 보면, 실제 인도 식당에서 제공되는 요리는 ‘카레’라는 이름보다는 지역 기반 전통 요리의 이름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면 치킨 마살라, 램 빈달루, 팔락 파니르, 버터 치킨 등입니다. 이러한 요리는 모두 향신료를 사용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카레 가루 기반의 걸쭉한 소스와는 완전히 다른 식감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인도에서는 버터와 크림을 사용한 묵직한 소스 요리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버터 치킨입니다. 토마토 베이스의 진한 소스에 크림을 넣어 부드럽게 만든 요리로, 매운맛보다는 고소한 맛이 중심입니다. 또 다른 북인도 요리인 치킨 티카 마살라는 숯불에 구운 닭고기를 향신료 소스에 넣어 만든 음식으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인도식 메뉴입니다.
반면 남인도는 코코넛밀크와 매운 향신료를 사용하며, 밥 대신 도사나 이들리 같은 발효 빵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인도 카레는 국물 농도가 얇고 매운맛이 강하며, 걸쭉함보다는 향신료의 생생한 향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의 음식 문화는 지역마다 확연한 차이가 있으며, ‘카레’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다양합니다.
여기에 종교적 요인이 더해지면 요리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금기하고,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선을 주로 사용하며, 어떤 곳에서는 완전 채식으로만 요리를 구성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겹치면서 인도 요리는 단순한 “카레 요리”가 아니라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음식 문화가 됩니다.
따라서 인도 현지 식당을 방문하면 한국인이 상상하는 ‘카레라이스’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풍부한 향신료가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요리를 접하게 되며, 각각의 음식은 고유한 이름과 조리법,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인도의 카레 문화가 단일한 형태가 아니라 긴 역사 속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온 결과임을 보여줍니다.